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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He thinks only in his absence. Some in his profession spoke of corrosion, of erosion. As for him, a toddler’s obsession with having the world revolve around him grounded him in a centrifugal force, ready to release in controlled shots and careful algorithms. His methodical cruelty was bleached in confidence, almost childish in nature. Whether by nature or nurture he couldn’t tell, but he was gifted with an unusually keen eye for gaping crevices in the psyche of men. And he did not hesitate to caress the fault lines in the mental architecture of everyone he came across, client or victim, save for two. One he failed to read and paid the price. Another he floundered in incomprehension. His porosity was intentional, carved out and taken, so an inherent nostalgia for something one never had was foreign in every sense of the word. Enrages him in its entitlement. It engrossed him.

그는 부재 속에서만 사고할 수 있었다. 그의 직업에 몸담은 이들 중 일부는 부식과 침식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그에게는 세상은 곧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유아기적 집착이 그가 발 붙인 중력이었고, 여기서 발생한 힘은 통제된 격발 내지는 정밀한 문제 해결 방식 등을 통해 방출되곤 했다. 그의 체계적인 잔혹감은 자신감으로 희게 빛났다. 유아적인 생태에 가까웠다. 선천성과 후천성을 가르는 것에 자신 없을지언정 그는 인간의 정신 속 균열을 포착하는 재주만큼은 있었다. 스쳐 지나가는 누구든, 의뢰인 혹은 피해자든 그의 포착을 피할 수는 없었다; 단 두 사람의 예외를 제외하고. 한 사람은 읽어 내지 못해 대가를 치렀다. 다른 하나는 아예 이해조차 할 수 없었다. 스스로를 도려내고 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낮은 밀도를 취득한 그에게 한 번도 가져 본 적 없는 것에 대한 향수란 낯섦 그 자체였기에 이를 당연시 여기는 것은 격분으로 이어진다. 분노에 침몰한다.¹

의뢰인

He strayed rootless in the nowhere that is everywhere. Tracking blood through the snow with his father who could afford hunting licenses, giving a kiss to his mother, he thought in the third person, always; a habit of someone always other-ized yet perfunctorily accepted. He was loved and didn’t know what to do with it. He resided in the hyphens that define a person. Korean-American, no, just American. Nice to hang around, that Jay. I never would have known that he was adopted. He never set much store by blood. The surplus of his being that intruded upon him increasingly often was smothered before it ate him away. So the documents being handed over to the man in his front were heading for an autopsy after the fact. He didn’t want a killer, only a coroner. Their eyes met, one earnest, other skeptical. He wondered if the scent of Fougere was wishful thinking.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기에 역설적으로 모든 곳으로 표상되는 장소를 떠도는 근본 없는 종자였다. 사냥 면허 정도는 쉽게 따는 부친의 손을 잡고 눈밭에 핏자국을 그리거나 모친의 뺨에 입 맞추는 모든 순간에 타자였다. 이 습관은 존재로서의 허용과 무관하게 형식적으로 받아들여진 이들이 가지는 종류다. 사랑받되 그 사랑에 대해 어찌할 바 모르는 이. 그러므로 그의 주된 거주지는 그를 정의하는 피상적 하이픈 속에 있다. ‘걔가 한국계 이민자던가, 아니, 그냥 미국인일걸, 그 제이라는 놈. 곁에 두기 근사하지. 입양아인 줄은 몰랐네.’ 혈연은 그에게 큰 가치가 아니다. 억누른 정체성은 좀 더 자주 그를 습격했고 마지막 한 조각을 먹기 직전까지도 그를 질식시킬 듯이 짓눌렀다. 그렇기에 눈앞의 남자에게 건네는 서류는 오로지 부검을 위한 것이다. 살인자가 아닌 검시관을 원했다. 눈이 마주치고, 진심과 냉소의 시선이 엉킨다. 이 푸제르 향은 다만 착각이었던가.²

 

phase

①

 

Very briefly he regrets taking on this ambulatory piece of SoCal audacity as a client. It is more of a premonition, gut instinct, and he is seasoned enough to note microscopic irregularities. This isn’t a trap or somebody laundering their dirty work. Rash desperation or empty greed is the industry standard. Quiet certainty is another matter. Persuasive indifference, disturbingly casual and suave. On the spot he performs a neat little bit of psychoanalysis on this U.S-made specimen only to find what he already had surmised. Against his better judgement fingers are already rifling through first, an absurd advance and second, a file folder of documents looking for a woman that for all intents and purposes, doesn’t exist. So here was his twin in lunacy.

 

그는 아주 잠깐 이 건방진 직립 보행 캘리포니아산의 의뢰를 받은 걸 후회했다. 본능적 경고나 예감에 가깝지만 그에게는 미세한 특이점도 눈치챌 정도의 짬은 있었다. 보아하니 함정은 아니고 누가 뒷세탁하는 짓거리도 아니다. 업계 표준은 무모한 절박함이나 공허한 욕망이지만 이 조용한 확신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설득력 있는 무감함과 위화감이 들 정도로 캐주얼한 매끄러움. 그 자리에서 이 미제 표본에 대한 정신 분석을 시도해 보지만 이미 아는 사실만 돌아올 뿐이다. 깊게 생각하기도 전에 손가락은 첫 번째, 말도 안되는 금액의 선금, 그리고 두 번째, 존재하지 않는 여자에 대한 문서가 담긴 파일 폴더를 더듬고 있다. 그러니까 여기에 그의 광기의 쌍둥이가 있는 셈이었다.

 

②

 

Friction ─ metal shrieking ─ and a stunned silence. The pressure inside the metal frame of the runaway car is rising. The moment they were bound by blood in every sense of the word they began straining to escape, and necessity stared down with unfeeling eyes until both gave up foaming at the mouth. Blaming is useless but they do it anyway to avoid facing the inevitable. Liquid is pooling on the leather and neither bothers to check.  So here was the closure they were looking for. A millimeter, or a fraction of a second was off and the world tilted off its axis in a series of motions, until the tip of paper-thin nails ended up embedded in tanned skin. One pair of confused eyes stares into equally perplexed ones. The stench of gasoline mingles with the metallic smell of blood and they both feel violence brewing in the air, man’s response to the frustratingly inexplicable.

마찰음 ─ 금속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 ─ 그리고 얼얼한 침묵. 금속 차체 안의 기압이 가파르게 오른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피에 의해 묶인 직후부터 그들은 필연성의 무감한 시선 아래 도망치려 안간힘을 쓰다 거품을 문 채로 포기했다. 책임 소재를 묻는 것은 무용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보다 차라리 그것을 택한다. 가죽 시트 위에 액체가 고이고 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것이 그들이 찾던 완결성이었다. 밀리미터, 아니면 몇만분의 일 초가 어긋나자 세계는 차례차례 회전축을 이탈하기 시작했고 얇은 손톱이 잘 그을린 피부에 박히는 것으로 끝났다. 혼란스러운 한 쌍의 눈이 마찬가지로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쌍의 눈을 들여다본다. 가솔린의 악취가 혈액의 금속성 향과 섞이고 둘 다 불가해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반응인 폭력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을 감지했다.

 

영문 및 역 @Summum_types

¹²역 @b4ckup24